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당신도 사실 그렇게 많은 걸 원하진 않았잖아요

by 시리의 생활 2025. 6. 14.

1.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게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 텐데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을 열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피드의 속도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뭔가 더 필요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 좋은 직업 더 예쁜 옷 더 멋진 삶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 놓인 무심한 사진 한 장이
어느새 내 하루를 초라하게 만든다

그런데 가끔은 멈춰서 생각해본다
정말 나는 그렇게 많은 걸 바랐던 걸까?

어릴 때의 나는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는 게 좋았고
학교 끝나고 편의점에서 먹던 천 원짜리 아이스크림이 행복이었으며
주말 아침에 늘어져서 보는 만화영화 한 편이 충분했다
언제부터인가 그 ‘충분함’이 기준을 잃고
계속해서 더 가져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건 그렇게 거창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소소한 행복’이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도
정작 그 소소함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묻고 싶다
당신은 원래 그렇게 많은 걸 바랐던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걸 가진 척 해야만 했던 건가요?

많은걸 원하지 않았어요

  1. 손에 쥔 것보다 마음속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때
    갖고 싶은 걸 손에 넣었을 때 그게 오래 가지 않는다
    원하던 옷을 샀는데도 다음날 또 다른 게 눈에 밟히고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고정지출을 보면 허무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가질수록 부족해지는 건
    ‘필요’가 아니라 ‘기대’일지도 모르겠다

내 방은 점점 꽉 차가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더 허전하다
사람들도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주말엔 계획도 가득한데
가끔 문득, 너무 조용해서 무서운 순간이 있다

그건 어쩌면, 진짜 내가 원하는 것과
지금 내가 소비하고 있는 것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다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당신도 알고 있었을 거다
진짜 원하는 건 더 많은 친구 더 화려한 경험 더 큰 집이 아니라
편안한 대화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시간
불안하지 않은 하루였다는 걸

그걸 알아채는 데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샀고
너무 많은 약속을 만들었으며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1. 덜 가진다고 해서 덜 행복한 건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줄이기 시작했다
    쇼핑몰 북마크를 지우고 SNS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약속을 하루 이틀 밀어두면서
    내 시간을 스스로 지켜보았다

처음엔 허전했다
마치 나만 세상에서 한 발 뒤처진 느낌
모두가 뭔가로 채워가는데
나는 그 흐름에서 빠져나온 듯한 외로움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조금 흐르자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비어 있는 방 한구석에 앉아 책을 읽는 시간이
전보다 더 단단하게 느껴졌고
혼자 먹는 밥 한 끼도 쓸쓸하기보다는 소중하게 느껴졌다

소유는 줄었지만
감정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그때 알았다
내가 그렇게까지 많은 걸 원했던 게 아니었다는 걸
다만, 필요 이상으로 갖고 있었을 뿐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졌지만
정작 가진 것의 의미를 잊은 채 살았다
덜 가져도 괜찮다는 확신은
결국 더 많은 걸 가지려는 욕심보다 훨씬 큰 위로가 된다

  1. 진짜 원하는 건 결국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매일 선택한다
    조금 더 비싼 걸 살지 더 예쁜 걸 고를지
    남들이 하는 걸 나도 따라갈지
    그 선택 속에서 자주 잊는다
    나는 지금 이미 충분한 걸 갖고 있는지

어느 날 퇴근길에 가로등 아래 조용히 핸드폰을 껐다
별거 아닌 순간이었지만
마음은 아주 오랜만에 고요했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지금 이 순간이면 충분해”

행복은 커다란 이벤트가 아니라
그렇게 작고 조용한 순간에 숨어 있었다

당신도 어쩌면 지금
다시 ‘충분함’의 감각을 찾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급히 쫓기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내 삶의 속도로 살아가는 하루

그러니 이제는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정말 그렇게 많은 걸 원하는 걸까?”

정직한 마음으로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지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걸 회복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쩌면 애초에 그렇게 많은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숨 쉴 공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줄 사람
불안하지 않은 하루 무너지지 않는 마음

그런데 어느 순간
‘더’와 ‘빨리’와 ‘많이’에 익숙해진 채
내가 진짜 원했던 걸 잊고 살았던 거죠

이제는 조금씩 줄여가며 다시 돌아갈 시간입니다
가벼워지고 삶이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죠
“내가 바랐던 건, 생각보다 훨씬 단순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