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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인간관계 물건까지 반으로 줄여봤습니다 작은 방 커지는 마음의 공간 결심의 시작은 월세였습니다 서울에서 15평 남짓한 오피스텔에 살던 나는 매달 내는 80만 원의 고정비가 점점 숨을 조이듯 느껴졌다 공간은 넓었지만 정작 자주 쓰는 건 책상과 침대뿐이었습니다 소파도 큰 옷장도 가끔 쓸까 말까한 주방도 이제는 불필요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줄였습니다 작은 방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15평에서 반값 월세의 7평 원룸으로 옮겼습니다 처음엔 답답할까 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살아보니 이상하리만치 편안했습니다 필요한 물건만 남기니 청소도 빠르고 이동 동선도 짧아졌습니다무엇보다 텅 빈 공간이 주는 감정적 안정감이 컸습니다 예전엔 넓은 공간이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방에서 느낀 건 공간의 크기보다 마음의 정리가 더 중요하다는.. 2025. 6. 15.
당신도 사실 그렇게 많은 걸 원하진 않았잖아요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게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 텐데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을 열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피드의 속도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뭔가 더 필요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더 좋은 직업 더 예쁜 옷 더 멋진 삶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 놓인 무심한 사진 한 장이 어느새 내 하루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가끔은 멈춰서 생각해본다 정말 나는 그렇게 많은 걸 바랐던 걸까? 어릴 때의 나는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는 게 좋았고 학교 끝나고 편의점에서 먹던 천 원짜리 아이스크림이 행복이었으며 주말 아침에 늘어져서 보는 만화영화 한 편이 충분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충분함이 기준을 잃고 계속해서 더 가져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건 그렇게 거창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소소한 행복이라는 말.. 2025. 6. 14.
퇴근 후 3시간 텅 빈 방에서 나와 마주한 감정들 문을 닫자마자 시작된 고요함의 낯섦 하루의 업무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여느 때처럼 어둡고 조용한 내 방딱히 반겨주는 것도 환기된 공기도 없이 묵직한 공기만이 가만히 있다 가방을 내려놓고 불을 켠 그 순간 문득 마음에 걸리는 낯섦이 스쳤다 오늘 하루도 끝났네 그 말과 함께 밀려온 건 안도감이 아니라 어떤 막막함이었다 회사에서는 쉴 틈 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다 메일 회의 대화 메시지 하루 종일 말과 일이 얽혀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모든 연결이 끊어진다 오로지 나 혼자 그 조용함은 가끔 평화롭지만 어떤 날은 현실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공허함으로 다가온다 그날의 고요함은 유독 낯설게 다가왔다 내가 가장 익숙해야 할 공간이 가장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됐다 이 조용한 방 안에서 결국 나와 마.. 2025. 6. 12.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서울에서 미니멀하게 살아본 30일 줄이고 줄였지만 여전히 남아있던 것들 서울에서 미니멀하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나는 책상에 앉아 목록을 적기 시작했습니다불필요한 물건 의미 없는 약속 시간 낭비의 루틴 무심코 쓰는 돈 눈에 보이는 것부터 습관까지 덜어내야 할 것들은 예상보다 많았습니다우선 물건을 줄였다 옷장은 계절에 맞는 옷 7벌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습니다 자주 입지 않는 옷 누군가 준 기념품 굳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물건들 그동안 혹시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이유로 붙잡고 있던 것들이었습니다 생활비도 통제했습니다 외식은 일주일에 한 번 카페는 두 번까지만 대신 집에서 밥을 해 먹고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나갔습니다 문제는 줄인다고 끝이 아니라는 거였다 물건이 줄어도 마음속의 결핍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비워진 옷걸이를 보며 허전했고 .. 2025. 6. 11.
하루 1시간만 온라인 미니멀한 디지털 실험기 끊임없는 연결 속에서 내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몇 시야?라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내는 순간 나는 시계를 확인하는 김에 알림창을 넘기고 메시지 몇 개를 답하고 그 틈에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누군가의 스토리를 봅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묻는다 아 내가 시계 보려고 뭐 했지? 익숙한 장면입니다 무언가 확인하려던 목적은 사라지고 알고리즘이 이끄는 방향으로 손가락은 미끄러지 시간은 증발합니다 처음에는 3분일 줄 알았던 접속이 어느새 30분이 되어버리고 하루 중 멍 때리며 스마트폰만 보낸 시간이 몇 시간에 이르는 날도 많았습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두 비슷했습니다 출퇴근길 식사 시간 잠들기 전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우리 그 속엔 재미도 있고 정보도 있고 관계.. 2025. 6. 11.
카페도 쇼핑도 약속도 줄이고 나서 얻은 것들 일상 속 빈틈이 주는 평화 도시에서 살다 보면 쉼 없이 이어지는 일정과 약속 끝도 없이 올라오는 알림 속에서 빈 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깨닫기 어렵다 예전의 나는 그런 일상에 익숙했다 주말이면 카페에서 약속을 잡고 틈틈이 쇼핑몰 앱을 열어 보고 다음에 언제 볼까?라는 말이 인사처럼 오가는 관계들 속에서 살았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어느 날 지치는 나를 보고 억지로 줄이기 시작했다 약속을 줄이고 쇼핑을 멈추고 카페를 혼자 가는 일도 덜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텅 빈 주말 조용한 저녁 알림 없는 스마트폰 화면 마치 소외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빈틈은 차츰 내게 평화를 주기 시작했다조용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면서 나는 걷기 시작했고 멍하니 창밖을.. 2025. 6. 10.